사람의 성격은 타고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한다.
저 사람은 원래 성격이 저래. 혹은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성격이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인지 궁금해한다.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밝고 외향적인 것처럼 보이고, 또 어떤 사람은 조용하고 신중한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과학과 심리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두고 유전자(선천적 요인)와 환경(후천적 요인) 사이의 관계를 연구해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의 성격은 한 가지 요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타고난 기질과 살아온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며 우리의 성격을 만들어 간다.
이 글에서는 성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살펴보려고 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일정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다
많은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기질(temperament)이라는 기본적인 성향을 가지고 태어난다. 기질은 감정 반응, 에너지 수준, 새로운 상황에 대한 반응 같은 것들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아기는 낯선 사람을 만나도 금방 웃고 잘 적응하는 반면, 어떤 아기는 낯선 환경에서 쉽게 불안해하고 울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양육 방식 때문만이 아니라 선천적인 성향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발견되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일란성 쌍둥이들은 자라면서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성격 특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성격 형성에 유전적인 요소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외향성, 신경성, 활동성 같은 성격 요소는 유전적 영향이 약 40~60% 정도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우리가 가진 성격의 일부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어느 정도 방향이 정해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곧 성격이 완전히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환경은 성격을 크게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성격은 성장 과정에서 만나는 가정 환경, 학교, 친구, 사회 경험 등을 통해 계속 변화한다. 특히 어린 시절의 경험은 성격 형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해 준다면 아이는 비교적 자신감 있고 안정적인 성격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지속적인 스트레스나 불안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경우에는 불안하거나 방어적인 성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학교 생활과 친구 관계 역시 성격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어떤 사람은 친구들과의 경험을 통해 외향적인 성격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다양한 실패나 갈등을 겪으며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향을 갖게 되기도 한다.
이처럼 환경은 우리가 가진 타고난 기질을 강화하기도 하고, 때로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심리학자들은 성격을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발달하는 과정”으로 본다. 인간은 새로운 경험을 통해 계속 배우고 적응하기 때문이다.
같은 환경에서도 성격이 다른 이유
흥미로운 점은 같은 부모 밑에서 자라고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나 자매의 성격이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그 이유 중 하나는 개인이 환경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상황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그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이지만, 다른 사람은 스트레스로 느낄 수도 있다. 또한 타고난 기질에 따라 환경의 영향을 받는 방식 역시 달라진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이라고 설명한다. 즉, 사람은 단순히 환경의 영향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기질에 따라 환경을 선택하고 해석하며 반응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활발한 기질을 가진 사람은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는 환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조용한 성향을 가진 사람은 혼자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을 선호할 수 있다.
결국 성격은 유전자와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성격은 평생 바뀌지 않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성격의 기본적인 틀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격이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인생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생각과 행동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새로운 직업을 가지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중요한 사건을 겪으면서 이전과는 다른 성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내성적이었던 사람이 사회 경험을 쌓으면서 점점 더 적극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반대로 매우 충동적인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신중한 성향을 갖게 되기도 한다.
최근 연구에서도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의 성격이 조금씩 변한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되면서 책임감과 감정 조절 능력은 높아지고, 충동성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한다.
즉, 우리는 태어날 때 일정한 기질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삶의 경험을 통해 계속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마무리: 성격은 타고난 것과 만들어진 것의 조합이다
결국 “성격은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라는 질문의 답은 둘 다 맞다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일정한 기질과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 이후의 삶에서 만나는 환경과 경험이 그 기질을 다듬고 변화시키며 지금의 성격을 만들어 간다.
어쩌면 성격은 완전히 정해진 것도, 완전히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타고난 성향 위에 삶의 경험이 하나씩 쌓여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너무 쉽게 단정 지을 필요도 없다.
지금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경험과 노력에 따라 충분히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성격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작점이자, 동시에 우리가 만들어 가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